군대 갑니다.
펼쳐두기..
지금 내 손에는 병원의 의무기록지 복사본이 있다. 정체를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이건 지난 10월에 뽑은 정신병원의 문서이고, 이 안에는 환자였던 내 지난 날과 그 배경이 되는 우리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적혀있다. 인생극장에 나올 슬픈 이야기도 아니고, 드라마만큼 멋지고 아름다운 삶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단지 내가 삶을 '살았다'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 지금까지 썼던 소설과 이 종이쪼가리일 것이다.
내가 자주 들었던 이야기, 내가 직접 겪었던 이야기와 나는 몰랐던 이야기들.. 문서에 가득 담긴 우울함을 똑바로 본다는 게 참 낯설다. 그리고 잊어버릴 것 같았던 저릿함을 날린 글씨 때문에 반쯤 알아볼 수 없는 문서로 본다는 사실도 참 낯설다. 내 주변의 인물들이 주인공도 없는 문서 위에서 역할극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낯설다. 그 판단이 낯설고, 결과가 낯설다. 난 내 15세의 과거가 낯설다.
그래서 난 그것을 덮었다. 그 이후의 삶은, 특징 없이 빠르게 지나갔다. 감정선의 성장이 멈추고, 더 이상의 친구도 없이 사라져갔다. 어떻게 숨구멍을 틔우며 '아는 사람'은 생겨났지만, 대부분 그 이상에서 나아가질 못했고 내가 그 선을 넘지 못하게 하였다. 친구가 떠나고, 홀로 남은 나는 외로워진다.
그리고 감정이 멈춘다. 그나마 쓰던 글도 말문이 막힌다. 사람이 표현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면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미묘함이 사라진다. 성격은 두가지로 정의된다. 웃기거나, 우울해지거나 둘 중 하나. 인터넷은 광대놀음을 하기 딱 좋은 곳이다. '허세'라는 단어가 이 미묘한 감정을 깎아내린 이후로, 더더욱 이 극단선은 절벽처럼 깎아지르고 사람을 무디게 만든다.
나는 내 삶을 적지 못하고 있다. 기억하지 않는 과거를 복제할 뿐이라고, 무딘 표현으로 답습할 뿐인 감정이 아무 소용없다고 생각하였다. 그렇기에 나아가는 것 없이, 언제나 15살이다. 그러나 문득 외로워졌다. 그리고 현실감 없이 소리쳤다. 지금의 내가 나인지, 나의 연극을 하고 있는 또 하나의 나인지 말이다.
감정 없는 미래가 무딘 목소리로 표현하지 못한 15세를 읽어나간다. 그는 자신이 밀어내려 했던 감정과 사람 사이의 선을 그 과거에서 찾고 싶어했던 걸지도 모른다. 그러다 만들다 만 것들이 생각나고 다 적지 못한 이야기가 생각날 것이다. 망가진 이야기는 어디에서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이 15년이 내 삶의 전부일까봐 두렵다.
여전히 살고, 사랑할 수 있을까?
내가 자주 들었던 이야기, 내가 직접 겪었던 이야기와 나는 몰랐던 이야기들.. 문서에 가득 담긴 우울함을 똑바로 본다는 게 참 낯설다. 그리고 잊어버릴 것 같았던 저릿함을 날린 글씨 때문에 반쯤 알아볼 수 없는 문서로 본다는 사실도 참 낯설다. 내 주변의 인물들이 주인공도 없는 문서 위에서 역할극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낯설다. 그 판단이 낯설고, 결과가 낯설다. 난 내 15세의 과거가 낯설다.
그래서 난 그것을 덮었다. 그 이후의 삶은, 특징 없이 빠르게 지나갔다. 감정선의 성장이 멈추고, 더 이상의 친구도 없이 사라져갔다. 어떻게 숨구멍을 틔우며 '아는 사람'은 생겨났지만, 대부분 그 이상에서 나아가질 못했고 내가 그 선을 넘지 못하게 하였다. 친구가 떠나고, 홀로 남은 나는 외로워진다.
그리고 감정이 멈춘다. 그나마 쓰던 글도 말문이 막힌다. 사람이 표현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면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미묘함이 사라진다. 성격은 두가지로 정의된다. 웃기거나, 우울해지거나 둘 중 하나. 인터넷은 광대놀음을 하기 딱 좋은 곳이다. '허세'라는 단어가 이 미묘한 감정을 깎아내린 이후로, 더더욱 이 극단선은 절벽처럼 깎아지르고 사람을 무디게 만든다.
나는 내 삶을 적지 못하고 있다. 기억하지 않는 과거를 복제할 뿐이라고, 무딘 표현으로 답습할 뿐인 감정이 아무 소용없다고 생각하였다. 그렇기에 나아가는 것 없이, 언제나 15살이다. 그러나 문득 외로워졌다. 그리고 현실감 없이 소리쳤다. 지금의 내가 나인지, 나의 연극을 하고 있는 또 하나의 나인지 말이다.
감정 없는 미래가 무딘 목소리로 표현하지 못한 15세를 읽어나간다. 그는 자신이 밀어내려 했던 감정과 사람 사이의 선을 그 과거에서 찾고 싶어했던 걸지도 모른다. 그러다 만들다 만 것들이 생각나고 다 적지 못한 이야기가 생각날 것이다. 망가진 이야기는 어디에서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이 15년이 내 삶의 전부일까봐 두렵다.
여전히 살고, 사랑할 수 있을까?




